원서의 제목은 Co-intelligence이고 부제는 Living and Working with AI 인데, 원제에 비해 번역서의 제목은 더 과장되고 (듀얼 브레인이라니!) 부제는 큰 위험 속에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생존 가이드라니!) 이렇게까지 읽는 사람을 몰아붙이는 것은 한국적인 특색이 아닐까 싶다. GPT에게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해준다.
에단 몰릭의 Co-Intelligence: Living and Working with AI는 AI와 인간이 협력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따뜻하고 균형 있게 다루지만, 한국어판 제목인 듀얼 브레인: 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는 ‘두 개의 뇌’라는 비유와 ‘생존 가이드’라는 표현으로 위기감과 대비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다 실전적이고 전략적인 인상을 줍니다. 원서가 공존과 협력을 부드럽게 제안한다면, 번역서는 치열한 AI 시대를 효과적으로 헤쳐 나가기 위한 실용 매뉴얼처럼 다가와 독자에게 ‘미래 대비’라는 명확한 목적 의식을 심어줍니다.
책 제목에서도 치열한 시대를 헤쳐나가기를 원하다니, 한국인들은 정말 힘든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앞쪽에서는 솔직히 좀 실망했다. 책이 이상하다기 보다는 내가 책에서 설정한 대상 독자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AI쪽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관련된 직업군에 속해있으니. 그런데 뒤로 갈수록 빠져들었다. AI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자연스럽게 AI를 쓰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모습을 엿본 것 같다. 물론 내 생활에 녹여내려면 고민이 더 필요하겠지만, 꽤나 괜찮은 시작점이 될 것 같다. '생존 가이드'라는 부제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생존을 제외한 '가이드'라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책에서 제안하는 네가지 원칙은 AI를 쓰는 입장에서 항상 염두에 둬야 할 원칙이라고 본다. 네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작업할 때 항상 AI를 초대한다.
2. 인간이 주요 과정에 계속 개입한다.
3. AI를 사람처럼 대하고,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AI에게 알려 준다.
4. 지금의 AI를 앞으로 사용하게 될 최악의 AI라고 생각한다.
저 원칙에 특별히 이견은 없다. AI는 점점 발전할 것이고,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협업자로써 다양한 일에서 활용할 때 인간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 생각한다.